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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소통 중입니다.카테고리 없음 2023. 3. 28. 12:26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 소통(疏通)의 사전적 의미다. 브런치 작가 되다. "아들이 사 준 노트북 덕분에 엄마가 브런치 작가가 되었네. 고마워." "... " 묵묵히 밥만 먹는 아들에게 말을 건다. 대답 없는 메아리 일지라도. 아들과 소통 중입니다. 둘만의 방법으로. 오래된 데스크톱 컴퓨터가 있다. 속도도 느리고 버전도 구식이라 불편하지만 새로 사기엔 돈이 아깝다. "아들, 예전에 쓰던 노트북 안 쓰면 엄마가 쓰면 안 될까?" "그거 너무 오래돼고 고장 나서 못쓰는데.." "그래? 아들이 안 쓰면 내가 쓸려고 했지. 글도 쓰고 필요해서.. 할 수 없지 뭐." 그렇게 넘기고 잊고 있었다. 어느 날, 아들이 노트북을 택배로 보냈다. 몇 년 전 아들은 레바논으로 파병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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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계모야?카테고리 없음 2023. 3. 23. 21:45
"엄마 계모야?" "그래. 엄마는 계모야. 계모라고 생각하고 살아." 남편이 나를 계모 같다고 하니 둘째 녀석도 덩달아 계모라고 놀린다.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사랑하기는 하여도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사랑하기는 쉽지 않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만큼 자식이 부모를 사랑하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맞는 말이다. 자식에 대한 지원은 어디까지가 적당한 걸까? 아이들이 대학교 입학할 즈음, 경제적 지원에 대한 데드라인을 정해서 일러뒀다. 미리 각인을 시켜두는 것이 서로에게 좋다고 생각해서다. 각각 비과세 한도만큼 증여도 했고 청약저축 통장도 넘겨줬다. ' 이것 이것 해서 딱 이만큼만 물려주겠다. 이것이 끝이다. 이제는 경제적 독립을 해서 알뜰살뜰 잘 살라고 했다. 더 이상의 엄마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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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들아 미안했다.카테고리 없음 2023. 3. 21. 21:26
아들들아 그때는 엄마가 미안했다. 아이들에게 미안한 것이 있다. 오래전 일이라 기억을 못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미안했다. 사과할게. 두 살 터울의 두 아들을 낳고, 힘든 육아 시기를 보냈다. 직업군인으로 또 부부군인으로 남편과 떨어져 지냈다. 군인 아파트에서 이웃에게 아이를 맡기고 출퇴근을 했다. 강원도 오지에서 근무할 때는 부대 안 낡은 관사에 살면서 돌봐줄 사람을 못 구해서 힘들었던 때도 있었다. 결국 딸이 고생하는 모습을 보다 못한 부모님이 큰 아이를 데려 가셨고 둘째 아이가 태어난 후 둘을 맡아 키워주셨다. 큰 아들! 유치원 때 엄마가 빰 때려서 미안했다. 친정집에서 두 아이를 키우다가 부모님이 힘들어하셔서 무턱대고 큰 아이를 데리고 왔다. 고정으로 돌봐주는 사람을 못 구해서 어린이집에 보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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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큰 일 날 뻔했다.카테고리 없음 2023. 3. 15. 23:02
아주 오래전, 한번 본 그의 얼굴이 뉴스에 나오고 시끄럽다. JMS. 1986년 대학교에 입학했고 한 동아리(서클)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사진반. 카메라도 없으면서 학과(學科) 동기 따라갔다가 덜컥(?) 입회서를 냈다. 당시는 데모(시위)가 많던 시절이다. 강의 듣는 날 보다 휴강하는 날이 더 많았고 캠퍼스는 시위대와 경찰들의 대치로 연일 시끄러웠다. 고3 수험생 생활의 끝이자 목표는 대학교 입학이다. 대학교만 가면 모든 게 끝나는 줄 알았다. 학과 공부보다는 서클 활동에 재미를 붙일 무렵, 인생에 대한 의문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생겼다. 대학생활이 이런 건가? 기대보다는 회의와 실망도 있었다. (그리 친하지 않고 가끔 서클 행사에서만 봤던) 4학년 선배가 교회 다니냐고 물었다. 특별한 종교는 없고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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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은 범죄다.카테고리 없음 2023. 3. 8. 18:03
학폭(학교폭력),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언어폭력, 건폭(건설현장 폭력행위) 등 이름만으로도 무시무시한 여러 형태의 폭력이 발생하고 있어 걱정스럽고 안타깝다. 최근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폭력 관련 이슈가 있다. 경찰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던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의 과거 학폭 문제로 하루 만에 낙마했고, 모 방송국의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에 출연 중이던 가수 황영웅이 과거 학폭 등 폭행 논란으로 물의를 빚었다. 경연대회의 강력한 우승 후보자로 주목받았지만 결국 최종 결선에서 중도 하차했다. 폭력 피해자가 입은 상처와 가해자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없었다는 점에서 국민적 분노와 충격이 더 컸다. 돈으로도 내 맘대로 할 수 없는 것 두 가지는 골프와 자식이라고 한다. 자식 얘기는 함부로 할 수 없고 해서도 안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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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어디서 살 것인가?카테고리 없음 2023. 3. 7. 08:31
주말에 남편과 대학로에 연극을 보러 갔다. 사람들로 활기가 넘치고 식당도 북적였다. 오랜만에 접해보는 풍경이다. 연극 '진짜 나쁜 소녀 ' 지하철로 몇 정거장만 가면 대학로가 있는 혜화역이다. 처음엔 귀찮다고 튕겼는데(?) 연극 보는 재미에 빠졌다. 중년부부의 취미로도 좋다. 가끔은 공짜 티켓으로 연극을 보고 외식도 하며 데이트를 즐긴다. "남편 잘 만나서 연극도 보고 호강하네. 서방님, 고맙소!" "그럼 그럼, 남편 잘 만났지?" "그럼요. 남편 잘 만났지요." 생색내고 싶은 남편말에 맞장구를 쳐준다. 어려서 부모님 따라 서울 가서 살다가 초등학교 2학년 때 대구로 내려가 줄곧 살았다. 직업군인으로 이곳저곳 근무지를 옮겨 다녔고 남편 근무지인 서울로 이사하고 정착하게 된 세월이 20년을 넘었다. 남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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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 연정카테고리 없음 2023. 2. 27. 15:28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심심산천에 백도라지. 한두 뿌리만 캐어도 대광주리 철철철 넘친다. 에헤요 에헤요 에헤요 에야라 난다 지화자 좋다. 얼씨구 좋구나 내 사랑아 도라지 노래다. 도라지 꽃이 필 무렵이 되면~ 도라지 연정(戀情)이 발동한다. 퇴사 후 전원생활을 꿈꾸며 땅을 샀다. 은퇴 후를 생각한 중년의 로망이었다. 농사 경험도 전혀 없고 풀과 냉이도 구분 못했지만 잘할 수 있다는 소박한 믿음(?)과 자신감으로 시작했다. 벌써 5년이 되어가고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 가는 시간이다. 내 생애 첫 작물은 무엇을 심을까? 고민했다. 최대한 손이 가지 않고 재배가 쉬운(알아서 잘 커주는) 작물을 생각하고 인터넷을 뒤지고 결정한 것이 도라지다. 슈퍼 도라지! 일반 도라지보다 크고 약성도 강하고 키우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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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하고 살아야 할까?군인 직업 2023. 2. 23. 09:11
“엄마는 내가 이다음에 커서 무엇이 되었으면 좋겠어? 의사가 되어서 돈 많이 벌면 좋겠어? 아니면 어떤 사람이 되면 좋을까?” “엄마는 울 아들이 의사가 되든 뭐가 되든 상관없어. 울 아들이 하고 싶은 일 하면서 행복하게 살면 좋겠어.” 어려서부터 두 아들에게 특별히 뭐가 되어라, 어떤 직업을 선택하라고 강요(?) 하지 않았다. 군인의 길을 선택한 딸을 믿고 지켜봐 주셨던 부모님처럼, 두 아들을 믿고 지켜봐 줄 뿐이다. 단, 선택도 책임도 모두 본인의 몫임은 강조를 했다. “형이나 나나 어렸을 때 엄마 아빠 군인 유전자를 물려받아서 고 3 때 엄마 아빠 따라 군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네.” 둘째 아들이 사관학교를 가겠다고 했다. 사관학교도 나쁘진 않지만, 직업 군인, 부부 군인의 삶을 경험한 나로서 선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