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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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 연정나의 이야기 2022. 4. 23. 07:26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심심산천에 백도라지. 한두 뿌리만 캐어도 대광주리 철철철 넘친다. TV에 나오는 전원생활을 꿈꾸며 직장생활 그만 둘 날짜만을 손꼽으며 지방에 땅을 샀다. 남편의 직장에서 10여 분 거리에 있는 200평 조금 넘는 땅이다. 농사 경험도 전혀 없고 풀인지 냉이인지 구분도 못 하던 때! 그 후 4년이 지났다. 그렇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첫 작물로 무엇을 심을까? 열심히 인터넷을 뒤지고 결정한 작물이 도라지였다. 슈퍼도라지! 크기도 일반 도라지보다 훨씬 크고 약성도 강하고 키우기도 쉽다고 해서 결정했다. 도라지는 어린 시절 기억도 있어서 그리 낯선 작물이 아니었던 이유도 있었다. 할아버지가 물려 주신 작은 시골 땅을 팔아서 부모님은 서울로 올라갔다. 농사는 절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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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둘째 며느리에게나의 이야기 2022. 4. 23. 07:16
“엄마 아들 육군사관학교 붙었어. 하하하” 4년 전 육사 합격 소식을 전하는 둘째 아들의 문자를 받고 기쁨을 함께 나눈 기억이 엊그제 같다. 자전거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일주하고, 눈 쏟아지는 겨울에 한라산을 등정한 의지를 보인 아들이기에 4년의 생도생활 잘 해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고 역시 아들은 잘 해내었고 지난 3월 초 소위로 임관을 하였다. 미래의 둘째 며느리에게 인생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어차피 아들의 배우자가 된다면 며느리 또한 우리와 같은 군인 가족의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군인, 그리고 군인 가족을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의 염려와 조언이 될 것이다. 무작정 군복이 좋았다. 단발머리 중학생 때부터 직업군인의 꿈을 키웠다. 여군장교 선발시험에 첫해 낙방을 경험했고 포기가 안 되어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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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엄마나의 이야기 2022. 4. 23. 07:07
“알겠어 오기 힘들어도 자주 왔으면 좋겠어.” 오래간만에 부모님이 계시는 구미에 가서 이틀을 보내고 왔다. 5월 8일 어버이날 찾아뵐 생각이었는데 여동생 시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조문 겸 가게 되었다. 주말이라 조금 일찍 출발했어도 세 시간이 걸려 도착했다. 이른 저녁을 먹고 대구 장례식장을 찾았다. 동생의 시어머니는 20년 넘게 양로원에서 치매를 앓으셨지만 크게 아프지 않고 91세에 돌아가셨으니 호상이라고 했다. 그래도 부모를 떠나보내야 하는 자식에게는 큰 슬픔이다. 십수 년 전 갑작스레 시아버지의 장례를 치렀다. 돌아가시기 몇 년 전에 암 수술을 하시고 건강을 회복하셨는데 주무시는 중에 돌아가셨다. 점심을 드시고 소파에 누워 한숨 주무시듯 그렇게 가셨다. 마지막 가시는 길이 얼마나 외롭고 무서웠을까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