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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편, 갱년기를 선언하다.
    나의 이야기 2022. 9. 2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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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 아빠가 코로나 때문인지 갱년기인지

    예전에는 별것 아닌 걸로 생각하던 것도 서운해하고 그래서

    엄마도 요즘 아빠 비위 맞추기가 힘드네.. ㅠㅠ ’

    참다못해 고민 끝에 두 아들에게 긴급 SOS를 날렸다. 아빠에게 위로 전화라도 해서 좀 달래주라고..  

       

    남성도 30대 후반부터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고 우리나라 남성 중 약 30%가 이 증상을 겪고 있다고 추정된다니 적은 숫자가 아니다. 남편이 갱년기를 선언했다.     

    남편이 달라졌어요.

                                                                             코로나가 빨리 사라지길...

    무리하지 말라고 해도 고집을 부리고 일을 하더니만 남편이 코로나에 걸렸다. 각 방에서 마스크를 쓰고 버티다가 서울 집에 일이 있어서 올라가게 되었다. 환자를 혼자 두고 가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같이 코로나 감염되면 큰 일이니 며칠 있다 오라고 해서 간 것인데 그래 놓고는...

    ‘혼자 있으니 열받아서... 마누라 혼자 살겠다고 도망가고..

      마누라는 안 걸리나 함(한번) 보자...

    이건 또 무슨 소리? 본인이 가라고 등 떠밀어 놓고는.. 아침저녁으로 상태가 어떤가 안부도 묻고 금방 내려가겠다고 했더니 더 있다가 오라고 막아놓고는 이렇게 딴 소리하나 싶어 억울하고 화도 났다. 한편 남편의 투정이 이해는 되었다.

    건강체질이고 직업군인으로 단련된 몸이라 지금까지 아픈 적이 별로 없었다. 그랬는데 이번 코로나로 많이 아팠던 모양이다. 목도 많이 붓고 전신이 쑤시고 냄새도 못 맡고 맛도 못 느끼니 먹는 것도 시원치 않고 컵라면만 먹었다니 부화가 난 것이다.  

        

    동갑 친구의 남편도 요즘 갱년기라고 했다. 얼마 전 차를 타고 오다가 남편과 한 바탕해서 이틀 동안 서로 말을 안 했다는 것이다. 별것 아닌 걸로 스치듯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남편과 시비가 붙어서 다투고 속 상했다고 했다. 결론은 두 남자가  갱년기라는 것이고 여성 갱년기 못지않다는 것이다.

    무기력증, 피로감, 우울증, 불만, 짜증 등 평소 같지 않게 감정 기복이 심하고 등등

    남편들 갱년기를 위해 좋은 음식도 먹이고 칭찬도 많이 해주고 휴식하게 해 주고 스트레스 안 받게 해 주자면서 스무 살

    사춘기 아들 한 명(갱년기 남편) 더 데리고 산다고 생각하자며 웃었다.

    (친구는 아들 셋, 난 아들 둘인데 각각 한 명의 아들을 더 보살피게 되었다는 얘기)     

     

    친정식구들과 함께 하는 (카카오) 단톡방에 남편이 코로나 걸려서 추석에 못 움직인다고 알렸다. 엄마는 걱정을 하고 내게 송 서방 괜찮냐고 문자를 하셨다. 그런데.. 다른 형제들은 아무도 송 서방 코로나 괜찮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없었다. 코로나가 일상이 되고 확진자도 많고 완치자도 많아서 심각해하거나 크게 걱정을 하지 않는 분위기라서 예사롭게 생각한 것 같다.

    ‘김(金)가들 정(情)은...  (우리 친정식구들이 정이 없다는 의미다.)

     나 죽어도 눈물도 없을 듯..

    친정 식구들 안부가 없다고 이렇게 토라져서 어깃장을 놓고 억지소리를 했다.     

    코로나가 완치된 후 엄마 생신이라 친정식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선언을 했다.

    ‘송 서방(남편)이 갱년기다. 코로나 걸렸을 때 처가 식구들이 안부 물어봐주지  않아서 서운하고 토라졌다고..’

    남편은 내가 언제 그랬냐며 괜한 사람 잡는다고 멋쩍어했지만 마음속 숨긴 얘기를 대신 속시원히 해주었다. 속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친정 식구들에게 남편의 서운한 감정을 대변하고 다음번엔 꼭 관심과 표현을 해달라는 하소연(?)이었다. ‘송 서방이 많이 서운했구나. 우리는 아프다길래 전화하면 힘들까 봐 일부러 안 했는데.. 그렇게 훈훈하게(?) 공감과 마무리를 하니 남편의 마음도 풀어졌다.

     

    갱년기에는 주위 사람들과 진솔한 대화를 통해 감정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남편의 갱년기가 언제까지 갈지

    모르지만 지금부터라도 잘 관리하고 보살펴야겠다.

    ‘나 갱년기니까 잘 모셔.. (남편)

      나도 아직 갱년기인데... 내 갱년기는 누가 관리해주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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