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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사이좋은 부부 되기 법칙나의 이야기 2022. 10. 13. 22:42728x90
그림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첫 수업시간!
또래보다는 연배가 높은 분들이 조금 더 많았다. 77세의 남자분은 1년 정도 수채화를 배우셨다는데 그 솜씨가
수준급이고 연세에 비해 젊어 보이셨다.
‘나이 먹었다고 집에만 있으면 안 돼요. 취미를 갖고 다녀야 건강하고 덜 늙는다고...’
그 말씀처럼 그림도 그리고 악기도 배우고 이것저것 취미생활을 즐기고 계셨다.
예순이 넘은 한 여성분은 그림과 중국어. 영어공부까지 한다고 하니 실로 존경스럽다.
노년인구, 은퇴인구가 증가하고 있고 노후와 은퇴 고민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60살에 은퇴하고 90살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은퇴 후 30년 넘는 시간을 부부가 함께 보내야 한다. 행복한 은퇴부부가 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
행복한 노후를 위하여..일본의 노후 전문가 오오에 히데키 씨는 한 인터뷰에서
“이미 오래 산 부부니까 은퇴해도 다 이해해 주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은 곤란하다”며 “불필요한 감정 다툼을 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 전에 은퇴 부부의 공생(共生) 법칙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 은퇴 후 사랑받는 남편 되기
5 계명을 제시했다.
첫째, 아내만 따라다니는 바둑이는 안된다.
둘째. 거리두기가 부부 사랑을 키운다.
셋째. 갑자기 친한 척하면 불편하다.
넷째. 부부 공통 취미는 없어도 된다.
다섯째. 아내를 직장 상사 대하듯 모셔라.
부모님의 모습을 봐도 맞는 말 같다. 아버지는 지방직 공무원으로 60세에 은퇴를 하셨다. 그 후 잠시 아파트 경비원을
하다가 그만두시고 9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셨다.
은퇴 후 30년 가까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셈이고 엄마는 지금도 아버지의 삼시세끼 밥을 정해진 시간에 차리시느라
애쓰신다. 가끔 외식이라도 하면 좋으련만 아버지는 그럴 마음이 없으시고 팔순 넘은 엄마는 늘 그것이 불만이다.
‘밥 안차려 줘도 돈 벌어오는 남편과 사는 니(너)가 제일 부럽다’고 하신다.
삼식(三食)이 남편을 둔 자신의 처지를 에둘러하시는 말씀이다.
친구분들은 남편이 세상을 떠나서 밥 차릴 걱정과 부담이 없는데..
자신만 남편이 있어서 혼자된 친구가 가끔 부럽다고 하니 웃기고도 슬픈 얘기다.
내 또래 친구들도 남편이 밖에서 밥 먹고 온다. 어디 출장이라도 간다고 하면 자유를 외친다. 한 끼 밥 걱정에서
해방되는 것이 이토록 큰 기쁨일 줄이야!
얼마 전, 지인이 며칠 동안 여행을 간다고 해서 남편과 같이 가냐고 했더니 정색을 한다.
"남편이랑 무슨 여행을 가요? 친구들이랑 가는 거지...
가족끼리 그러는 거 아니에요."
남편과 여행이 그토록 부담이고 싫은 것인가? 싶고 조금은 황당했다.
"그래도 나이 들면 남편이 최고야. 잘해줘. 돈 벌어온다고 고생하잖아"
이제 쉰 초반 나이인데 벌써 남편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을 보니 세대차이를 느낀다.
사이좋은 부부 되기의 방법은 적당한 거리두기인 것 같다.
너무 대면 대면하지는 않되 서로의 시간과 취미를 존중해주고 절대 간섭하지 말고
상대에게 너무 의존하거나 기대지 말고 적당한 거리두기.
"당신은 은퇴하면 뭘 할 거야? 미리 취미생활 좀 만들어놓는 게 좋지 않을까?
골프는 나랑 같이 하니까 악기를 배우던지 서예 같은 것도 좋을 것 같은데 어때?"
"난 은퇴하면 낚시할 거야. 바닷가에서 실컷 낚시하면서 살고 싶어."
"그래, 인정! 그동안 가족 부양하느라 고생했으니 은퇴하면 하고 싶은 거 맘껏 하면서 살아도 돼."
10년 내로 남편은 은퇴할 것 같으니 은퇴 후 사이좋은 부부 되기를 위한 준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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