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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빼는 것이 우선이다.나의 이야기 2022. 9. 13. 15:25728x90
골프입문 9개월 차 골린 이(골프 어린이 즉, 골프 왕초보)다. 드디어 오늘 짜릿한 진짜 손맛을 보았다.
힘 빼는 그것이 우선이다.
초보 시절엔 힘만 잔뜩 들어간다. 골프 시작 후 몇 달은 안 아픈 곳이 없었다. 근육이 경직되고 아이고 신음만 냈다.
힘은 들어가는 데 공은 맞지 않고. 속상하다.
어느 날, 골프 잘 치는 친구의 모습을 유심히 살폈다.
“유레카!! 이거구나. 힘 빼는 것이 기술이네”
온몸의 힘을 쭉 빼고 부드럽고 유연하게 골프채를 휘두르니 정타에 맞고 공이 멀리 날아갔다.
이후 친구의 모습과 너 튜브를 보며 힘 빼는 기술을 연구하고 반복 연습을 했다. 개인 지도를 해주는 프로는 왜
처음부터 힘 빼는 것을 알려주지 않았을까? (영업비밀인가? 처음에는 힘을 빼면 안 되는 건가?)
몇 달을 실패와 성공을 거듭한 결과 힘이 빠지는 어느 순간 찾아 왔고 그 후 실력이 조금씩 향상되고 있다.
인생에도 힘을 빼야 할 일이 많다.
대기업 임원까지 지낸 분이 퇴직 후 택배 분류 일을 하는 모습을 방송에서 봤다.
그는 퇴직 후 현실을 직시하는 데 2년이 걸렸고 과거를 내려놓으니 새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전업주부였던 그의 아내도
남편의 퇴직 후 집을 줄이고 적게 벌어 적게 쓰는 삶을 살면서 그 얘기를 책으로 펴냈고 작가가 되었다.
‘오늘 남편이 퇴직했습니다.’
남편 퇴직 후 확 바뀐 부부의 얘기를 솔직하고 담담하게 쓴 그녀의 책이다. 몇 년 후 우리 부부의 모습이려니 싶어
관심 있게 읽었다. 재밌고 공감 가는 내용이 많았다.
과거를 내려놓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높은 직위나 화려한 경력으로 성공한 사람은 과거의 영광과 명함을
내려놓기가 더 힘들다고 한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자존심과 약간의 허세도 남아있기에 그러하다. 그러나 과거의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은 많지 않고 과거의 자신을 내려놓지 못한다면 살아가는 일이 조금 고달플 수 있다.
“내가 왕년에 이런 사람이었는데…. 이런 일을 어떻게 해?”
“그래서 어쩌라고? 당신이 왕년에 뭘 했던 어떤 사람이건 무슨 상관이야.”
돌아오는 건 핀잔뿐일 것이다.
몇 년 후 퇴직을 하는 남편은 힘을 빼고 내려놓을 준비를 이미 하고 있다.
직업에 귀천이 어디 있고 나만 괜찮으면 되지. 다른 사람이 내 인생 살아주나?
그런 태도 칭찬해. 남편!
힘을 빼야 힘이 생긴다.
힘들수록 더 힘을 빼야 한다.
힘든 사람에게 “힘내, 할 수 있어.” 하는 응원이 힘을 줄 수도 있지만
부담을 주고 더 힘들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차라리 조금 내려놓아도 된다고, 힘을 빼라고 한 마디 해주는 것이 더 힘을 줄 수 있다.
전문자격증 공부를 하는 아들에게 예전에는
“힘내. 아들은 할 수 있어. 잘 해낼 거야.”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이제는
“전문자격증이 있으면 좋지만, 그 길만 있는 건 아니야. 인생에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으니까 마음 편하게 생각해.
조금 내려놓아도 괜찮아.” 이렇게 말한다.
인생길에도 때로는 힘을 빼야 새로운 힘이 생긴다는 이치를 아들도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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