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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낀 세대의 운명
    나의 이야기 2022. 8. 1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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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근처로 산책을 나왔다. 스포츠센터 옆에 커다란 축구장이 있는데 시합을 하는지 사람들과

    대형버스로 북적인다. 중고등학생과 또래와 어른들이 눈에 띈다. 아이들의 시합 응원을 나온 부모들이다. 

    연신 파이팅을 외친다.

    그중에 손흥민처럼 유명한 축구선수가 되는 것은 쉽지 않고 축구선수 뒷바라지하는 비용과 시간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조카 녀석이 초등학생 때는 태권도 선수한다고 또 중학생이 되어서는 축구선수를 하겠다고 해서 여동생이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을 보았다. 결국, 조카는 태권도와 축구 모두 포기하고 지금은 재수를 하고 있다.     

    부모와 아이

     끝없는 자식 뒷바라지에 부모는 등골이 휜다.

     우리 부부도 자식 뒷바라지를 지금도 하고 있다. 큰아들은 고등학교 2학년 무렵 자퇴를 하고 검정고시를 

    봤고 재수를 해서 지금은 서울의 모 대학 4학년으로 공인회계사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다. 시험이 일 년에 

    한 번이고 단박에 끝날 수 없는 어려움 시험인데 아들이 해 보겠다니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

    재수를 할 때도 기숙학원을 보내서 한 달에 몇백만 원이라는 학원비를 감당해야 했는데 다행히 원하던 

    대학교를 가게 되어서 투자비용이 아깝지만은 않다.

     둘째 아들 역시 기숙학원에서 재수를 했고 사관학교를 들어가서 4년 동안 학비 없이 나라의 지원으로 

    졸업을 했고 올해 3월 임관을 해서 경제적 독립을 했다. 

    남들은 아들 둘 잘 키워서 좋은 대학 보냈다고 하는데 둘이 재수하면서 들어간 돈이 얼마인지 모르고 하는

    소리다. 결과가 좋았으니 다행이고 만족하지만..

    이제 큰 아들만 자격증 시험 합격하면 근심과 걱정은 마감이 된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 시험공부가 빨리 

    끝나기만을 고대한다.

    남편은 60살에 정년을 하고 싶어 하는데…. 지금 다니는 직장의 계약 기간이 연장될지 확정이 되지 않았고 

    만약 계약 연장이 안 된다면? 또 다른 직장으로의 취업을 생각해야 한다. 50 중반의 나이에 직장을 

    그만 두기에는 너무 젊고 경제적인 면도 생각을 해야 하기에 딱 60살까지만 일을 하기로 약속했다.     

     

    “낀 세대”

    기성세대와 신세대 사이에 있는 세대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노부모 봉양에다 자녀 세대까지 부양하게 된

    낀 세대, 중장년층만 이래저래 허리가 휜다는 소리가 많다. 현재의 50대 중반 60년대에 태어난 세대…. 

    딱 지금의 내 모습이다.

    부모님은 50대 초반에 첫 손주를 보셨다. 2남 3녀를 두셨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대를 살아오셨다. 

    그 고생하심을 우리 5남매는 잘 알고 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집안의 장남이자 첫째인 큰 오빠는 중학교만 졸업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엄마는 평생을 그것 때문에 미안해하셨고 지금도 아쉬워하신다.

    큰 오빠의 희생 덕분으로 동생들은 대학을 졸업했고 각자의 몫을 하며 살고 있다. 자식들이 결혼하고 

    아버지는 말단 공무원으로 퇴직을 하셨다. 그 후 아파트 경비원을 짧게 하셨고 그 후로는 손주들을 돌봐주며 용돈을

    받아 생활을 하셨다. 그 세월이 벌써 25년이 넘었다.

    첫 손주부터 끝 손주까지 부모님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아이들이 없었다.

    집에 손주들을 데리고 있으면서 돌봐 주시거나 자식들의 집에 가서 생활하시기도 하셨다. 그렇게 손주 돌봐준 대가로

    용돈을 받아 생활비로 쓰실 수 있었다.

    그런데 돌봐줘야 할 어린 손주들이 없어지니 생활비가 막막해졌다. 그렇다고 노후준비는 살고 있는 작은 빌라 한 채가

    전부였다. (딸랑 집 한 채)

     그때부터 형제들이 매달 얼마씩의 생활비를 드리고 있다.

    5형제가 몇십만 원씩 각자 드리니 생활하시기에는 풍족하지는 않아도 지내실 만하다고 하신다. 나라에서 

    주는 노령연금도 얼마 된다고 하시면서..

    5형제가 엄청나게 잘 살진 못해도 그럭저럭 밥은 먹고살고 직장이 있으니 매달 몇십만 원의 생활비를 지원해 드릴 수

    있는 것이다. 사실 한 달에 일정액의 돈을 부모님께 드리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때로 병원에 갈 큰 목돈이 필요하면 5형제가 나눠서 부담해야 한다.

    자식들도 이제 50대의 나이, 60을 바라보는 나이인데 정년은 다가오고 노후 준비를 마무리해야 하고

    아직 공부하는 자식들 뒷바라지도 남았고 결혼도 시켜야 하는데 걱정이다.

    지금은 그럭저럭 직장을 다니고 있으니 부모 봉양에 자식 뒷바라지를 하지만

    퇴직을 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솔직한 마음으로 그 부담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도 많다.

    부부의 노후준비만으로도 한 짐인데 부모님에, 또 자식들까지….

    부모님처럼 되지 않으려면 우리 노후는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오래전부터 다짐했었고 준비를 해왔다.

     

    두 아들에게

    ‘엄마 아빠 노후는 걱정하지 마. 너희들한테 부담 안 줄 정도로 준비해놨으니까.

    엄마 아빠에게 뭔가 기대할 생각도 하지 마. 딱 이 정도(아들들에게 제시한 일정액)만 지원해 줄 생각이야. 

    대학교까지 보내고 스스로 취업할 정도로 지원해줬으니 그다음은 스스로 벌어서 살 생각을 해. 

    너희들 인생이니까.

    큰아들은 알겠다고 하는데 작은아들 녀석이 툴툴댄다..

    “요즘 살기가 얼마나 힘든데…. 쥐꼬리 만한 월급 받아서 언제 집 사고 결혼하고 애 낳고 사냐고…. 엄마 너무 한 거

    아니냐고?” 

    은행 이자가 10% 가까이 되었던 엄마 아빠 살던 시대랑은 다른데 그게 말이 되냐고? “

    ”그건 너희들 사정이고…. 엄마 아빠 살던 시대에도 재테크 잘한 사람은 부자로 살고 돈 귀한 줄 모르고 

    마구 쓰고 살던 사람은 궁핍하게 살았어. 지금도 마찬가지야. 살기 어렵다지만 열심히 일하고 절약해서

    재산을 불리는 사람도 많아. 그건 핑계일 뿐이야. 

    자신의 수준에 맞게 절약하고 사는 방법밖에 없어. 경제공부는 필수로 하고..

    아들들에게 30년 가까이 결혼 생활하면서 했던 재테크 방식과 경험을 두 편의 편지로 정리해서 남겨주었다. 이제는 성인이니 자신들이 알아서 판단하겠지. 잘할 그것으로 믿고 응원하는 수밖에….     

     아들들아!

    엄마 아빠는 낀 세대로 너희들 뒷바라지하고 부모님 부양하면서 살고 있다. 

    그것이 힘들고 부담될 때도 있다. 그렇다고 회피할 수는 없는 일이니 낀 세대의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너희들에게는 엄마 아빠 부양해야 하는 현실은 물려주지 않으마.

    대신 너희들도 우리에게 무엇을 바라지는 않기 바란다. 자신의 인생이니 그 주인공으로 열심히 노력하고 

    살다가  엄마 아빠가 이 세상을 떠난 후에 조금이라도 남은 재산이 있으면 그것은 너희들의 몫으로 알고 

    감사히 받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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