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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린 골프 첫 대결
    나의 이야기 2022. 8. 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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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모님 나이스 샷

    사장님 굿샷^^ ”

     

    웬일로 남편이 스크린 골프를 치러 가자고 한다.

    옳다구나 하얼른 예약하고 드디어 결전의 날!!

    남편은 오래전 골프를 시작했고 난 지난해 말 시작해서 겨우 1년도 안

    골린이다. (골린이는 골프 어린이를 의미하는 말로 완전 초보라는 의미다.)

     

    아이들이 스무 살이 넘더 부모의 손길이 필요하지 않자 내게도

    여유가 생겼다. 부부군인으로 9, 전역 후에는 직장생활로

    16, 모두 25년 직장생활을 하면서 아주 바빴다. 정신없이 살았고 치열하게

    살았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그때는 언제 아이들 키워놓고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 아득하기만 했고 그런 시간을 누리고 있는 선배가 마냥 부럽기만 했는데.

    그렇게 소원하던 시간을 온전히 누리고 있다.

     

    3년 전에 과감히 퇴사를 실행하고 남편 직장 있는 곳에서 함께 하고 있다.

    처음엔 맞벌이로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고 익숙해서인지, 같이 있는 것이

    어색하고 불편했었는데 이제는 가끔 떨어져 있는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말다툼하거나 속상하게 할 때면 집에 가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한다. (원래 집은 서울이고 남편의 직장이 있는 천안을 오가며 생활을 하고 있다.)

     

    남편의 골프 구력은 10년을 넘었는데 1년도 안 골린 이가 맞설 수는 없는 일, 결과는 완패(?)였다. 그래도 재미있었다. 남편과 서로 사모님, 사장님 나이스샷을 외치며 시합을 했다. 남편은 스크린 골프를 거의 안 치는 편이고

    나도 골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멋모르고 친구 따라 스크린 골프를 경험했다. 18동안 헤매다가 끝났지만 이런 세상도 있구나 싶었다.

    그 후 두세 번 골프 연습장 친구들이랑 스크린 골프를 쳐본 것이 전부라서 아직 헤매는 중이다. (스크린 골프는 적응이 안 된.)

    남편과 함께하게 된 첫 번째 취미가 골프이다. 20여 년 전부터 골프채를 주며 그렇게 배우라고 졸랐었는데도 매몰차게 거절했었다.

     

    골프가 무슨 운동이 되냐고? 나는 테니스나 탁구가 더 재밌다고.”

    지난해 말 어쩔 수 없이 남편의 손에 이끌려 골프 개인지도를 몇 개월 받고

    친구도 생겨서 몇 번 필드에도 나가고. 그러다 보니 시나브로 골프에 빠졌다.

    이제는 남편이 골프에 미치지는 말라며 걱정이다.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미칠 수 없다.

    한 분야에서 잘하려면 미칠 정도로 빠져야 한다는 사실은 공부나 운동이나 모든 분야의 진리이다. 미친 듯이 연습하고 연구하고. 그러다 보니 시행착오도 있지만 조금씩 발전이 되고 실력이 되는 듯싶다. 주변에서도 열심히 한다고, 많이 좋아졌다는 소리를 들으니 더욱 욕심이 생기고 골프연습에 빠지게 된다.

     

    이제는 50대 중반이 되고 서서히 60대가 되어간다. 언젠가는 며느리도 보고

    손주·손녀도 볼 수 있겠지? 언제 시간이 이렇게 흘러왔나 싶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니 그래도 열심히 후회 없이 살아온 것 같고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고 자부한다.

    이제 남은 건 온전히 부부의 시간이다.

    60살까지만 일하고 그 후는 나하고만 놀자고 남편에게 말했다.

    3년 전 내가 먼저 퇴사를 했다. 더 월급날만 기다리는 무의미한 직장생활이 싫었고 어느 정도 경제적인 부분도 준비를 해두었기에 사표를 던졌다.

    온전히 내 시간을 보내고 남편을 옆에서 챙겨줄 수 있는 시간과 몇백만 원의

    월급을 맞바꾼 것이다. 물론 아쉽기도 하지만 후회는 없다.

    남편이 퇴사하고 나면 캠핑카를 사서 이 나라 곳곳을 다니고 싶은 꿈을

    꾸고 있다. 더 나이가 들면 기력도 달리고 포기하는 것이 많아질 것 같아서이다. 더 늦기 전에. 조금이라도 건강할 때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갖고 싶다.

    지인의 남편도 크게 아파지고 나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돈만 바라보고 너무 아등바등 살 필요도 없고 가진 것만큼만 쓰고 건강할 때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도 많이 갖고 좋아하는 음식도 먹고 운동과 여행을 하자고 했단다. 맞는 말 인 것 같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남은 게 아니다.

    조금 더 욕심을 부리다가 소중한 시간을 잃어버리고 후회하기보다는

    여유롭게 행복하게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여생을 잘 보내는 것이다.

    3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며 가족들을 부양한 남편에게 앞으로 남은 시간은

    재밌게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시간으로 보상해 주고 싶다.

    연봉, 조금만 더 힘내줘60살까지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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