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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 반, 눈물 반나의 이야기 2022. 8. 3. 16:01728x90
기쁨 반!
을지부대는 20여 년 전 전역할 당시 나의 마지막 근무지이며
부부군인으로 남편은 7년을, 나는 3년을 보낸 곳이다.
올해 3월 임관한 아들이 지난 6월 을지부대 예하 소대장으로 근무 중이다.
아들의 안부도 궁금하고 면회 겸 옛 추억의 장소를 찾았다.
사관학교 졸업을 앞두고 아들이 을지부대로 배치를 받았다고 했을 때 이 무슨 인연인가? 운명인가 싶었다.
도로 사정도 많이 좋아졌고 지역도 조금(?) 발전이 된 듯 보였다.
눈과 머리로 이곳저곳을 살피고 추억을 더듬고 마음은 아들 만날 생각에 들떠있었다. 독신자 숙소가 시설도 괜찮고
지낼 만하다니 다행이다. 아이들이 아주 어렸을 때 1년 남짓 살았던 지역이라 여기저기 둘러보며 옛 추억을 소환했다.
뜻밖에 중대장님의 전화도 받았다. 아들이 잘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라는 안부 전화였다.
우리 부부가 을지부대에서 근무한 이력을 알고 있었고 아들이 부모님을 존경하는 마음이 깊다고도 전했다.
잘 부탁하고 가르쳐 달라고 당부하니 위안과 안심이 된다. (중대장님 감사합니다.)
눈물 반!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아들과 헤어지는 시간이다. 예전에는 그렇게 멀다는 생각을 못 했는데 아들을 두고 오려니
마음이 울컥한다. 장성한 아들이지만 부모 눈에는 아직 애잔함이 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멀리 떼어두고 발길을 돌려야 했던 그 시간이 생각난다.
‘너무 멀리 떨어뜨려 두고 오는 것 같고 옛날에 형이랑 아들 키울 때 생각도 나고 울컥했네. 잘 지내고 있어. 아프지 말고.’
‘아들 잘 있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아들의 답장이다.
그 말에 한 번 더 울컥한다.
군복이 좋아 직업군인을 선택했고 9년을 근무했다. 꿈을 이루었기에 군복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이 깊었고 나의 선택에
미련도 후회도 없었다.
군인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봉사하는 직업이고 특수한 근무여건이다. 근무지가 오지에 많이 있고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시간도 많다. 비상상황 등 예기치 않은 돌발상황도 많고 제한사항도 있다.
자신은 물론 가족들도 일정 부분 희생을 감수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 군인과 그 가족으로 산다는 것이 절대 쉽지만은
않은 그것이 현실이다.
부모와 같은 길을 가겠다는 자식이 자랑스럽고 대견하기도 하지만 직업군인의 길이 결코 쉬운 길이 아님을 알기에
마음 한쪽이 서운한 것도 사실이다.
지난 현충일에 대통령이 기념사에서
‘제복 입은 영웅들이 존경받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국가가 국민이 누구를 기억하느냐가 그 나라의 국격을 좌우한다.’
반드시 그런 날이 오기를 그 약속이 지켜지기를 기원한다.
아들이 입고 있는 군복이 자부심과 긍지가 되고 군인이 존경의 대상이 되기를 바라는 것만이 부모로서 보낼 수 있는
응원의 마음이다.
을지부대의 파이팅과 군복을 입고 있는 대한민국 모든 장병의 무운과 건승을 기원하며
그대들이 입고 있는 군복에 존경과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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