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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야 부모마음을 알겠네요
    나의 이야기 2015. 2. 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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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엽이 우수수 떨어질 때, 겨울의 기나긴 밤, 어머님하고 둘이 앉아 옛 이야기 들어라. 나는 어쩌면 생겨 나와 이 이야기 듣는가? 묻지도 말아라, 내일 날에 내가 부모 되어서 알아보리라. 박목월 시인의 "부모"라는 시 인데요. 부모가 된 후에야 부모의 마음을 알 수 있다는 시의 의미를 저도 지금에서야 알 것 같습니다. 두 아들을 키우면서..

    어제는 기쁨과 슬픔이 뒤섞인 하루였습니다. 큰 아들 녀석이 수학인증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기쁨을 주었는데요. 퇴근길에 피자랑 햄버거를 사갖고 가서 칭찬을 해주면서 자식키우는 재미와 보람을 만끽했답니다.

    자그만한 입속에 연신 피자를 오물거리면서 맛있다는 감탄사를 연발하는 모습은 바라만 봐도 배를 부르게 했는데요. 저녁 운동을 하고 늦게 현관문을 열고 막 들어가는 순간, 큰 아이가 엄마하며 뛰어나오다 실수로 작은 아이의 발을 의자로 스쳤는지, 작은 아이가 후다닥 따라오면서 형의 어깨를 한 대 때립니다. 이에 질세라 형도 한 대, 서로 한 대씩 치고 받고.. 둘 다 현관밖으로 쫓아버리고 문을 잠가버렸죠. 저 자신도 너무 화가 나서 감정조절이 안 되더라구요.

    그러기를 몇 분, 보고 계시던 할아버지가 달래서 들어온 아이에게 매 갖고 오라고 했죠. 전날도 싸워서 앞으로는 싸우면 무조건 다섯대씩 때릴 거라고 약속을 해 두었거든요.

    큰 아이가 들고 온 효자손(할아버지의 등긁게)로 엉덩이 다섯 대 씩을 때렸어요. 눈물을 참고 있는 아이들에게 왜 싸우게 되었는지 각자 공책에 쓰라고 했습니다. 큰 아이는 자신이 조심성이 없어서 실수 한 것 같다고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쓰고 작은 아이는 형아하고 싸운 것이 잘못 된것 같다고 썼더라구요.

    엉덩이를 때려놓고는 갑자기 친정엄마 생각이 났습니다. 저도 두 살 아래 여동생과 엄청 싸웠거든요. 지금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닌 일로 말이죠. 방 어질렀다고 싸우고 내 옷 입고 갔다고 싸우고.. 그 땐 왜그리 싸웠는지..

    철없던 행동에 엄마도 지금 나 처럼 많이 속상했겠구나 생각하니 더 후회되고 눈물이 솟구치더라구요.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으니 자꾸 눈물이 솟아 화장실 가서 숨죽여 한참을 울었어요. 방에 들어오니 철업는 우리 둘째 아들 왈,"엄마,화장실에서 뭐했어?" 알고 하는 소린 지 모르고 하는 소린지..

    전 아이를 혼내고 나서는 꼭 껴앉아 주면서 마음을 풀어줍니다. 엉덩이에 약을 발라주고 누워서 꼭 안아주며 이렇게 말했어요. "니네 엉덩이 아픈 것 백 배, 천 배 엄마 마음은 더 아파. 싸우기전에 조금 더 생각해 주라.너희들 싸우면 엄마가 너무 속상해.

    우스개 소리로 불효자가 가장 즐겨부르는 노래는 "불효자는 웁니다" 아내에게 잘못하는 남편이 부르는 노래는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라고 합니다. 부모님 살아생전에 마음편히 해 드려야 하는데 철 없는 자식은 항상 자신이 먼저 인 것 같습니다.

    부모님 돌아가신 후에 불효자는 웁니다 부르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말아야 할텐데.. 오늘밤은 친정엄마 생각에 잠을 뒤척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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