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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햄버거빵 이야기나의 이야기 2015. 2. 2. 21:03728x90
타고난 팔자(?)인지 운명인지 왜 그리도 군인이 되고 싶었을까?
단발머리 여학생때부터 내 꿈은 온리 원(only one)이었다. “군인” 푸른 제복의 멋스러움과 절도 있는 군인의 모습이 마냥 좋았다. “여자가 무슨 군대를 가냐고? 남자들도 안가려는 군대를 왜 굳이 갈려고 하느냐고? 극구(?)말리는 남자 동기들도 많았다. 그들의 만류가 다른 흑심(?)때문은 아니었는지 살짝(?)의심도 했었다
대학졸업 이듬해, 응시한 여군장교 시험에서는 미역국을 마셨다. 하지만 오랜 꿈을 포기 할 수도 없었고, 포기하고 싶지도 않았다. 절치부심(切齒腐心)하며 1년을 더 기다렸다. 매일 밤 훈련받는 꿈을 꾼 후에야, 다음해 여군장교 합격통지를 받았다.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재수(再修)였다
입영전야! 대학써클 동기들이 마련해 준 자리! 최초의 여군장군이 되라며 별 네 개를 그려준 친구도 있었다. 비록 다이아몬드 세 개(대위)로 아쉬운 군생활을 접어야했지만 그것만으로도 행복했고 감사할 일이다. 내게 군복을 허락해 준 조국 대한민국에 대한 감사...
여군 김대위의 그 시절 이야기 한 토막! 햄버거 빵을 볼 때마다 피식(?) 웃음이 난다. 임관 전, 훈련소에서는 모든 것이 맛있었다. 난생처음 받아보는 훈련과 조직생활, 부모형제, 친구에 대한 그리움을 먹는 것으로 보상받으려 했던 것인지? 먹는 것에 목숨을 거는 듯 했다. 취침점호를 취하면서도, 아침에 눈 뜨면 나를 기다리는 햄버거 빵 생각에 힘든 줄 몰랐다. 그렇게 햄버거 빵 생각에 설레며, 빵순이가 되어 갔다.
아침 한 끼만 먹는 것으로 만족할 수 가 없었던 어느 날, 빵을 숨겨두고 먹겠다는 욕망(?)이 솟구쳤다. 식탁 밑에 숨겼다가 나중에 먹을 요량이 생긴 것이다. 욕망의 끝은 있는 법인가?
“장교가 품위 없이 빵을 숨겨두고 먹어?” 불시에 식탁 밑을 급습당했고, 한 달동안 완전군장에 구보로 취침점호를 받았다. 힘든 몇 일밤을 보내고 나니 또 슬슬 요령이 생겼다. 식사 후 남은 빵을 모아 봉투에 담아 버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즉각 특공대가 편성되었다. 구보의 열 중에서 특공대 한 두명이 빠져나가 빵을 가져왔다. 한 바퀴 돌때마다 몇 개씩 가져오니 40여명이 구보하면서 넉넉히 먹을 정도가 되었다. 캄캄한 밤중에 군가소리 우렁찬 대열속에서 한 두명의 이탈자는 표시도 나지 않았다. 빵을 나눠먹은 후 군가소리가 더 우렁찼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있었을까?
몰래 먹은 사과가 더 맛있는 법! 세상 그 어떤 빵맛이 그보다 더 맛있을까?야채도 햄도 아무것도 넣지 않은 그 빵맛을 음미하며, 스물 넷 청춘을 보냈다. 결과적으로, 힘든 훈련을 꿋꿋히 견디고 빵빵한 여인네가 되어 소위계급장을 달았다.
9년 여 군 생활은 보람있고, 내 인생에 가장 화려했던 시간이다. 군복을 입고 있으면 세상 부러울 게 없었다. 누구보다 당당했고 패기 넘쳤고 애국심으로 충만했다. ‘부모형제 나를 믿고 단잠을 이룰 수 있도록 만든 존재’ 그 존재가 바로 나였으니까...
군 생활의 소중한 경험과 군에서의 배움은 내 인생에 많은 도움과 가치관이 되었다. 지금도 당당히(?) 말한다. 다시 태어나도 난 군인이 되겠노라고! 그래서 지난 시절 보다 더 멋진 군 생활을 하며, 사랑하는 조국 대한민국을 지키겠노라고....
‘ 사랑은 아무나 할 수 없듯이, 군대도 아무나 갈 수 없다.’ 대한의 자랑스런 건아! 건군 62주년을 맞이하여 국군장병들의 건승을 빌어본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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