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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인가족으로 산다는것
    나의 이야기 2015. 2. 2.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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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출산한 동서에게 위로 겸 축하전화를 했다. 첫 출산이라 걱정을 했는데, 가족분만을 해서 많이 힘들지 않았다는 대답이다. 부부가 출산의 현장에서 모든 과정을 함께 하게 되니, 큰 힘을 얻은 모양하다. 부럽다!

    현역 시절, 두 아들을 낳았다. 두 번의 출산 모두 남편은 훈련 중이거나 부대일로 바빠 함께 하지 못했다. 혼자라는 외로움으로 출산의 공포와 고통을 더 크게 느꼈던 것만 같다.

    부대일로 바빠 병원에 늦게 도착한 한 지인(知人)은, 출산한 아내가 미혼모로 취급받고 있어서 속상했던 얘기를 했다. 아기아빠가 오래도록 나타나지 않으니 그런 엉뚱한 상상과 오해(?)를 산 것이다. 우습지만 슬픈 얘기다.

    군 생활을 2-30년씩 한 예비역들의 구구절절한 사연들이 모두 그러하고,

    공통적인 생각은 가족(아내)의 고생이 많았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잦은 부대이동 탓에, 군인 가족은 이삿짐 싸는 솜씨만큼은 거의 달인 수준이다. 부대일로 바쁜 남편의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손수 이삿짐을 싸는 일이 다반사였기에 그러하다. 포장이사를 하는 지금은, 이사가

    식은 죽 먹기만큼이나 쉬운 일이 되었지만....

    결혼생활 16년째, 부부군인으로 살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우리 부부도

    온전히 함께 한 시간은 3-4년이 채 안 될 듯 싶다.

    부대로 가는 남편의 뒷모습을 지켜보면서 눈물을 훔친 적도 숱하다.

    이 땅의 군인가족들의 모습이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군인의 아내는 남편의 봉급에 감사하며 알뜰살뜰 살림했고, 낡고 좁은 관사에서도 불평 없이 살아왔다. 묵묵히 남편 뒷바라지 하며, 자녀를 키웠다.

    군인의 아내는 그렇게 사는 것이 당연하고 마땅히 그래야 하는 것처럼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도 위안을 삼는 것은, 군인남편은 대체로(?) 가정적이고 자상하다는 것이다. 힘들게 고생시키고 가족과 떨어져 함께 하지 못한 미안함에 대한 보상인지 모르지만...

    이 땅의 모든 군인 아내들의 수고에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 아직 군인의 아내로 살고 있는 나에 대한 자축의 박수이기도 하다.

    군인의 아내는 半군인이다. 그래서 군인의 아내는 보통의 아내들과 다르다. 남편의 군복을 자랑으로 여기며, 내조해야 하는 사명감이 있다.

    군인의 아내가 가는 길은 남편과 가정을 위한 길이며,

    국가를 위하는 길이다.

    또한 후손들이 복되고 행복하게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초석을 닦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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