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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조금 내려놓아도 괜챦아
    노후 중년 고민 2022. 11. 24.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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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모님 나이스 샷 

    “ 사장님 굿샷^^ ”     

     남편이 스크린 골프를 치러 가자고 했다.

    이게 머선(무슨) 일이고? 옳다구나 하고 얼른 예약을 했다. 결전의 날!!

    골프 시작 1년도 안 된 골린이의 무모한 도전이다.

       

    남편은 골프 구력이 10년을 넘었는데 골린 이의 도전은 무리였다. 완패였다. 그래도 열심히 사모님, 사장님 나이스 샷을 외치며 웃고 즐겼다. 이런 날이 올 줄이야!  조금 내려놓으니 이런 행복이 찾아왔다.

    부부의 공통 취미가 골프가 되었고 스크린 골프도 가끔 가고 필드도 나간다. 부부동반으로 필드 나가는 것이 남편의 소원이었는데 제대로 소원풀이를 해주고 있다.

     20여 년 전부터 골프를 배우라고 남편은 성화였는데 거절했었다.

    “골프가 무슨 운동이 되냐고? 나는 테니스나 탁구가 더 재밌다고….”

    남편이 강제로 등록을 시키고 3개월 레슨을 받고 필드 몇 번 나가고 하다 보니 어느새 골프에 빠졌다. 

     

    두 아들의 대학교 입학 후에야 여유 시간이 생겼다. 부부군인으로 9년, 전역 후에는 직장에서 16년 총 25년의 직장생활을 하면서 직장맘으로 바쁘고 정신없이 치열하게 살았다. 내 시간(여유)은 없었다. 

    언제쯤 아이들 다 키워놓고 내 맘대로 내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 아득했었고 그런 시간을 누리고 있는 선배의 여유를 부러워했다. 이제 그 선배 나이가 되었고 소원하던 그 시간을 누리고 있다.

     

     4년 전 과감히(?) 퇴사를 하고 남편 직장 있는 지방으로 왔다. 

    맞벌이로 떨어져 지낸 시간이 오래되어서 그 생활이 익숙했고, 한 동안은 같이 있는 것이 어색하고 불편했다. 남의 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이랄까? 잠시 놀러 온 기분이랄까? 아무튼 불편한 동거였다.

    이제는 함께 지내는 것이 당연하고 익숙하지만 가끔은 떨어져 있는 시간이 필요할 때도 있다. 말다툼하거나 속상하게 할 때면 서울 집에 간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일종의 협박(?)이다. 

    오~~ 자유

    50 중반을 넘어 6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50살 전에는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퇴사를 하는 것이 목표였다. 무모하지만 과감한(?) 결단이 없었다면 60살 정년까지 어영부영 직장을 다녔을 것이다.

    인간관계의 스트레스도 힘들고 시계추처럼 출퇴근을 반복하면서 월급날만 기다리는 무의미한 직장생활이 싫었다. 경제적인 부분도 어느 정도 준비를 해두었기에 결심했다.

    "회사 때려치우고 싶다"를 반복하며 우거지상을 하고 회사를 오가는 내 모습이 싫고 초라하게 느껴졌고

    온전한 내 시간도 갖고 싶었고 오랜 시간 홀아비 생활을 하고 있는 남편도 챙겨줘야 했다. 

    '이쯤에서 내려놓자. 월급 몇 푼 벌자고 내 인생 내 시간 저당 잡히고 끌려다니기 싦다.'

    시간(자유)을 얻고 돈(월급)을 포기했다. 금전적으로 조금 아쉬운 생각도 있었지만 후회는 하지 않았다.

    '잘했어. 그동안 수고 많았어. 충분히 보상받을 자격 있어.' 스스로를 토닥였다.

     

    남편이 은퇴하면 온전히 둘만의 인생을 즐길 것이다. 나이 들면 포기해야 할 것도 점점 더 많아질 것이고

    돈이 많아도 건강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때 가서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다.

    친구의 남편도 아프고 나서 인생관이 바뀌었다고 했다.

    '돈만 바라보고 너무 아등바등 살 필요 없고 가진 것만큼만 쓰고 건강할 때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도 많이 

    갖고 좋아하는 음식도 먹고 운동하고 여행 다니자'.  5,60대는 깊이 공감하는 말이다. 누구나 그렇게 살고 싶지만 경제적으로든 건강문제 등 다른 사정이 있어서 실행할 수 없을 뿐이다.

     

    젊었을 때는 몰랐다. 돈만 바라보고 먹고사는 것에 집착을 하며 허둥대며 살았다.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행복과 여유도 누릴 수 있게 되었지만 이제는 조금 내려놓고 살아야 할 때임을 깨달았다.

    50 중반을 넘겨 6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니 삶과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바람'이란 노래의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것'이라는 가사처럼

    조금씩 익어가면서 삶의 지혜를 알게 된다.

    법정스님은  '불필요한 것을 버리는 것'을 무소유(無 所有)라고 했다.

    욕심도 집착도 걱정도 불필요한 것이고 내려놓으면 삶이 여유로워지고 행복해졌다. 

    그래서 결심했다.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련은 버리고 지금 현재를 행복하고 즐겁게 살자. 불필요한 것은 조금씩 버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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