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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 자유
    노후 중년 고민 2022. 12. 1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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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살 전에는 꼭 퇴사할 거야.”

     마음속으로 되뇌었고 가족에게 꿈과 목표를 얘기했다.

     왜? 그런 말을 했냐고? 그래야 꿈으로 이루어질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직장생활 25년이 지나면서 늘 꿈꾸었다. 자유롭게 아무 간섭도 방해도 없는 온전한 나의 시간을 보내는 꿈!

    쉰두 살에 꿈을 이루고 자유의 몸이 되었다. 목표보다 조금 늦었지만..

     “나 직장 그만둘까? 직장생활도 지루하고 사람들도 싫고 몸도 안 좋고.

      (몇 년 전부터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앓고 있고 갑상선의 최대 적은 스트레스라고 한다.)

      “그만두고 싶으면 그렇게 해. 애들도 웬만큼 컸고 당신 그동안 수고 많이 했어."

    남편의 위로를 핑계로 미련 없이 직장을 그만두었다.

     어찌어찌해서 버텼으면 경제적 이득은 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건강이 우선이었고 소위 말하는 직장생활에 염증이 생겼고 인간관계도 스트레스였다. 

     보통의 직장인들이 그렇듯 월급날 하루만 위안을 받는 직장 생활이었다.

     금요일 오후가 되면 생기가 살아나고(토요일부터 휴일이니까) 일요일 저녁이 되면 다음날 출근 생각에 

    머리가 지끈거리고 기운이 빠져나가는 느낌, 월요병이었다.

     그럭저럭 시간 때우고 월급 받고 지내다 60살 정년까지는 다닐 수 있는 직장이었지만 싫어졌다. 

     그렇게 절(寺)이 싫어져서 중(僧)이 떠났다.      

     

     퇴사 4년 차가 된 지금은 여유와 자유의 일상이다. '외부적인 구속이나 무엇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상태'인 자유 그 자체이다.

    남편이 출근하고 나면 음악을 켜고 커피 한 잔을 마신다. 

    산책도 하고 글을 쓰고 책도 읽으면서 버킷리스트에 적어 둔 꿈 들을 하나씩 이뤄가고 있다. 퇴사 후 시작한 골프와 

    수채화 그리기는 취미이고 일상이 되었다.  

     

     남편을 군(軍)에서 만나서 결혼하고 직업군인으로 9년을 복무하고 전역을 했다. 

    주말부부 때론 월말 부부로 지내며 두 아들은 친정에 맡겨두고 한 달에 한 번도 보러 가지 못할 때도 많았다.

    지나고 보니 아쉽고 힘든 시간이었다. 

     전역 후 2년 정도 온전한 주부로 살다가 지인의 소개로 두 번째 직장에 들어갔고 16년을 보냈다. 

    그동안 사표를 품고 다니면서 몇 번이나 던지고 싶었지만 버텼다.

    어느 정도 경제적인 준비도 하고 아이들이 대학교 들어가면 꼭 퇴사할 거라며 그날(?)만 기다렸다. 

    아이 둘은 재수를 했지만, 다행히 학비 부담이 적은 대학교에 입학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퇴사를 결심을 할 수 있었다.

    ‘그래 내려놓자. 이제는! 그만큼 했으면 나도 이제 쉴 자격이 있어.

     월급에 대한 미련 버리고 수입이 줄면 그것에 맞춰 살면 되지 뭐. 욕심 좀 버리면 되는 거야’

     퇴사를 결심하는데 큰 보탬(?)이 된 작은 아들은

     '자기가 사관학교 안 가고 일반 대학 갔으면 엄마가 아직도 직장 다녀야 했을지 모른다며. 아들이 

    효도한 거라고!! 자찬을 했다. '아들, 그 말은 맞네. 고마워.'     

    그때의 퇴사 결정은 잘한 것이고 후회는 없다. 그렇다고 무작정 퇴사를 한 것은 아니다.

     

    퇴사를 결심하기 전부터 준비를 했다. 노후의 경제적인 준비도 해두고 소일거리 겸 건강한 먹거리를 

    위해 작은 땅도 사 두었다. 남편의 직장이 있는 곳이다.

    농사 초보시절 실수(?)도 많았지만 이제는 건강한 먹거리를 수확하고 있다. 

    꿈꾸었던 텃밭 농부의 삶이다.

     

     첫해에는 도라지를 심었다. 보랏빛 도라지 꽃을 보면 뿌듯하다.

    수확한 무 배추로 김장을 해서 땅에 묻어두고 꺼내 먹는 맛도 일품이다.

    김치냉장고에 둔 김치와는 차원이 다른 맛인데 시골의 맛이 이런 것일까?

     봄이 오면 씨 뿌리고 싶어 조바심을 낸다.

     상추, 고추, 옥수수, 고구마, 호박도 심고 철 따라 갖가지 채소가 넘쳐난다.

     하루하루 작물이 자라는 모습은 바라만 보고 있어도 배가 부르고 신기하다.     

     밭에서는 라디오 음향을 최대한 올린다. 시끄럽다고 뭐라고 할 사람도 없고 노래도 흥얼거리고 어깨춤도 

    추다 보면 몇 시간이 금세 지나간다. 여름에 풀 뽑는 일이 힘들지만 풀 멍하며 머리를 맑게 할 수 있어 좋다.

    지인들을 초대해서 고기도 굽고 닭백숙도 접대한다. 귀찮기도 하지만 이 또한 사람 사는 재미이고 멋이라 

    생각하면 즐겁다.

     남편과 꿈꾸는 미래는 예쁜 손주 손녀가 생기면 캠핑카에 태우고 여행 다니는 것이다. 

    손주 손녀들이 따 먹을 수 있게 사과나무도 소중하게 키우고 있다. 가족 체험농장이 꿈이다.

    그리 머지않은 미래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꿈꾸는 미래에는 2030년에 책 출간 계획도 있다.

    ‘오늘부터 나를 김 작가라 불러줘.’ 남편에게 부탁했다. 내 꿈을 이룰 수 있게 김 작가라고 불러 달라고. 

    그래야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지난 11월 1일은 네 번의 도전만에 브런치 작가가 된 날이다. "꿈은 이루어진다."

     이 세상에 살다 간 흔적을 책으로 남기고 싶다. 

    나를 아는 이들과 후손들이 나를 기억하며 살게 하고 싶다. 삶의 경험과 지혜와 흔적이 담긴 그런 소박한 

    이야기를 쓸 것이다.

    지금은 혼자만의 자유지만 남편의 정년 후에는 함께 누리려고 한다. 남편도 이제 직장생활 30년이 가까이 

    되었고 정년은 몇 년 더 남았다. 남편의 퇴사일은 자유와 해방을 주겠노라 굳게 약속했다. 

     

     누구나 멋진 인생을 살고 싶어 하고 그런 삶을 꿈꾼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와 상황으로 그런 삶을 포기하거나 미루며 살아간다.  모두가 '오~~ 자유'를 외치는 그날이 조금 빨리 오기를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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