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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억으로 남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카테고리 없음 2024. 2. 2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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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사는 동물이다.'

    추억을 먹고 남기기 위해 떠났다. 

    1박2일 강화도 여행. 함께 한 모든 시간이 행복이었다.

    장성한 두 아들과 함께 한 가족여행은 감동이고 참 따뜻했다. 좋았다.

     

    아침 10시에 출발.. 1시간 20여 분을 달려 강화도에 도착했다.

    예약해 둔 식당  주변을 둘러보며 가족사진 한 컷. 남는 건 역시 사진이지..

    비 갠 하늘이 좋고 살짝 바람도 불고.. 갯벌의 탁 트인 풍경에 힐링이 저절로 된다. 

     

    추억의 동막해수욕장을 찾았다. 일요일이라 사람들로 붐비고 갈매기는 새우깡을 달라며 비행쇼를 한다.

                                                                                 동막해수욕장의 갈매기들

     

    아이들이 초등학생 때 왔던 그때 그 장소, 텐트 치고  물놀이하던 장소를 기억한다.

    그 시간이 벌써 15년이나 지났다니..  세월이 참 빠르다. 초등학생은 가고 20대의 청년이 왔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엔 이곳저곳 여행을 참 많이 데리고 다녔다. 

    아주 어렸을 적의 기억은 못 하지만 초등학생 무렵부터는 기억이 많이 생각난다고 했다.

    아이들도 엄마 아빠의 피나는 노력(?)을 알고 있다. 

    추억이 많다는 것은 얘기할 것과 글로 쓸 거리(소재)도 많다는 것이다.

     

    출출함이 급 밀려오는 타이밍에 예약해 둔 식당에 도착하니 벌써 손님이 가득이다. 

    오랜만에 푸짐한 회를 맛있게 먹는  삼 부자(父子)의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점심을 배불리 먹고 카페를 찾았다. 지역에서는 손님이 많고 꽤 알려진 카페(아매네)다. 

    건물 외형이 특이하다. (기울어진 것 같다.)

                                                                          아매네카페에서 달달한 후식을 나누며
     

    달달한 딸기 생크림 케이크와 (각자의 취향에 따른)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엄마 아빠의 생각.. 지난 추억의 시간들.. 미래에 대한 꿈과 얘기들.. 

    과묵한(?) 큰아들도 한 마디씩 호응을 한다.

     

    "우리 가족 행복하게 지내자. 

     아들들 결혼하면 이렇게 가족여행 올 기회가 그리 많지 않을 거야.

     그동안에라도 일 년에 한두 번은 시간 맞춰서 여행 다니자. 해외여행도 가보고.

     참~~ 좋네. 돈과 시간만 있으면 우리나라만큼 살기 좋은 곳은 없더라. "

    네 명이서 완전체로 가족여행을 온 것은 너무 오랜만이라 

    들뜨고 흥분해서 더 말이 많아졌다.

     

    숙소에서 좀 쉬다가 저녁은 인근 쌈밥집을 갔다.

    유명한 수제버거집을 생각했었는데  아쉽게도 영업이 종료되어서 메뉴가 바뀌었다.

    남편이 추천한 쌈밥집.. 이 집도 소문난 맛집이라 내심 기대를 했는데 아주 만족했다. 

    싱싱한 쌈 채소를 배불리 먹었다. 아들들도 잘 먹는다. 고기라면 무조건 좋아하니까.

                                                                                 '쌈밥이네'에서 먹은 푸짐한 저녁 한 상
     

    만족스러운 저녁식사 후 캔 맥주와 구운 오징어를 앞에 두고 2차 가족 환담..

    아들들에게 해 주고 싶은 얘기가 참 많다. 너무 말이 많으면 잔소리라 생각하고 싫어할 수도 있는데..

    자식들 얘기도 많이 듣고 싶은데.  또 나만 수다쟁이가 되고 말았다.

    "엄마 아빠가 너희들한테 부담 줄 일 없어, 그 부분은 신경 안 써도 돼.

     아빠 은퇴하시면 서해부터 동해까지 일주할 계획이야.

     엄마 아빠는 그렇게 노후를 행복하고 잘 지낼 테니 아들들도 행복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결혼 상대는 너희들의 선택이니 반대할 생각은 없어.

     다만 좀 밝고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사람이면 좋겠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집안의 사람이면 더 좋겠지만(아들에게 보탬이 되면 좋겠다는 부모 욕심이다.)

     그런 부모는 선택해서 되는 것이 아니니까..  건강하고 밝은 사람이면 돼.

     가족의 화해 분위기를 깨뜨리지 않는 조화롭고 화합을 잘 하는 그런 사람이면 좋겠고

     이 세상에 엄마 아빠 없더라도 형제간에 사이좋게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야."

    엄마가 우리 오 남매에게 당부하던 말을 나도 똑같이 되풀이하고 있었다. 

    부모의 마음은 똑같은 것일까?

    내가 이 세상을 떠난 후 남겨진 자식들이 우애 있고 사이좋게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아들들은 이런 부모 마음을 얼마나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을까?

    확실히 나이를 먹은 것이 맞다.

    자식들에게 해 주고 싶고 당부하고 싶은 말들만 자꾸 늘어나는 것을 보면.

     

    멋진 강화도의 밤 풍경을 즐기며 흐뭇한 굿밤을 보냈다.

    남편도 아주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노라 좋아한다. 

     

    TV에서 가슴 아픈 사연을 본 기억이 있다. (가족여행을 많이 가고 싶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상을 떠난 부모님을 그리워하는 자식의 사연인데.. 

    돌아보니 부모님과의 추억이 너무 없어서 슬프다고 했다. 

    여행을 간 기억도, 사진도 없으니 그 한스러움이 두고두고 남아있다는 것이다. 

    부모님 모습도 희미해지고, 목소리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어떤 이는 생전에 부모님 목소리를 녹음해 둔다고 했다. 

    그리울때마다 부모님 목소리를 듣고 기억하고 싶어서라고.

     

    나도 따라 해봤다. 통화할 때 부모님 목소리를 살짝 녹음해 두고 들었다. 가끔 생각날 때.

    팔 순을 훌쩍 넘기셨지만 아직은 건강하신 부모님이 곁에 있다. 

    두 분을 떠나보내야 할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 두렵지만.

    연세가 드시니 이제는 여행도 귀찮아하고 힘들어하신다.

     그나마 정정하실 때  이곳저곳 모시고 여행 다닌 추억으로 위안을 삼아보지만

    추억을 남길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는 것은 모두에게 슬픈 일이다.

     

    이번 여행으로 소중한 추억을 많이 남겼다.

    함께 할 수 있을 때 추억을 많이 남기고 저축해두려고 한다. 차곡차곡..

    추억을 먹고 사는 동물이라서.

    추억의 책 장을 한 장씩 넘겨보는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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