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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글을 쓰는 이유
    카테고리 없음 2023. 7. 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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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버지니아 울프는 '좋은 날도, 나쁜 날도 있지만 계속 글을 쓴다'라고 했다.

    그녀는 거의 평생 아침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매일 글을 썼고 그 진행 상황도 매일 기록했다고 한다.

    좋은 날에도 나쁜 날에도 글을 쓸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뭘까?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니고, 안 쓴다고 뭐라고 할 사람도 없는데 왜?

    글이 잘 쓰이지 않으면 살짝 스트레스도 받으면서까지. 굳이 왜?

     

    오래전 기억이다. 국민학교(지금은 초등학교) 여름방학 숙제로 시 한 편을 써갔다. 

    '이슬'을 소재로 한 시였던 것 같은데. 숙제를 본 담임선생님은 다짜고짜 내가 시를 베꼈다고 했다. 

    절대 시를 베끼지 않았다. 맹세컨데..  아프고 억울했다. 

     

    사춘기 때는 일기를 썼다. '일기를 쓰는 사람은 인생을 두 번 사는 사람이다'는 글을 읽은 후

    일기 쓰기는 시작되었다. 사춘기 고백록 같은 거다.

    당시는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벗어나고 싶었던 환경에 대한 출구로 일기를 썼다.

    경제상황이 어려웠고 그 때문에 싸우는 부모님의 모습이 싫었지만 탈출구가 없었다. 

    반항하거나 가출할 용기도 없었다. 일기를 쓰는 것이 내게 위안이고 탈출구였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이나 세상을 덜 미워하는 방법이기도 하다'는 어느 작가의 글을 읽고 공감했다.

    맞다. 나도 글(일기)을 쓰면서 자신이나 세상에 대한 반항을 누그러뜨릴 수 있었다.

     

    중학생 때부터 유일한 꿈이자 목표였던 여군이 되었다. 

    당시는 여군훈련소에 입소해서 6개월의 훈련과정을 통과해야 임관을 했다.

    그곳에서 수양록(군대에서 쓰는 일기장)을 썼다.

    군인이 되는 길은 쉽지 않았다. 좋은 추억도 많았지만, 육체적 정신적으로 쉬운 길은 아니었다.

    일과 후 수양록을 쓰는 시간이 위안이고 안식이었다. 

     

    임관 후 두 번째 근무지를 기다리던 중 추천을 받았다. 당시에는 대북심리전 방송을 했었는데

    방송원고를 쓰는 직책이다. 훈련소 훈육관이던 분이 윗선(부대)에 나를 추천한 것 같다.

    2년 넘게 심리전 방송원고를 썼다. 직업적으로 의무에서 글을 썼다.

    전역 후 예비역단체에서 근무하면서 국방일보나 군 관련 잡지에 기고를 했다. 

    게재된 글을 읽고 연락을 준 군 선배들과 동기, 전우들의 격려는 행복이고 감사한 기억이다.

     

    몇 년 전 퇴사 후 꿈꾸던 삶을 살고 있다. 오래전 그려왔던 모습대로.

    아무런 제약도 시간 장소 구애받지 않고 쓰고 싶을 때, 주제가 떠오를 때 글을 쓴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싶었다. 유튜브로 어떻게 작가가 될 수 있는지 공부했고 4번의 도전 끝에 합격 통보를

    받았다. 

    내가 쓴 첫 글이 다음 메인화면에 뜨고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했을 때의 감동을 잊지 못한다.

    '이게 무슨 일이고' 

     

    지금 내가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의 흔적을 남기는 작업이다.

    인생 후반전이 시작되고 아들들이 성인이 되니 해 주고 싶은 말이 많다. 말로 해서는 잔소리가 될 뿐이고

    차분히 글로 정리를 해서 전하고 싶다.

    인생을 먼저 산 선배로서 경험에서 얻은 성공과 실패,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 돈을 모으고 관리하는 

    재테크 노하우 등

    내가 이 세상에 없을 때  아이들이 내 글에서 자취와 흔적을 느끼고 엄마를 기억해 주면 만족이다.

     

    글쓰기는 자기만족이고, 배출구이자 위안이고 행복이다.

    나의 글쓰기는 계속될 것이다. 앞으로도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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