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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의 텃밭에는
    카테고리 없음 2023. 6. 1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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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4월, 처음으로 사과꽃이 피었다. 사과꽃이 이렇게 예쁠 줄이야.

    한 그루에만 꽃이 피고 대추씨만 한 열매를 맺더니 이내 사라져 버렸다. 

    첫 사과를 따 먹을 수 있나 기대를 했었는데 너무 아쉬웠다.

     

    올해는 어떠려나? 웬일인지 사과꽃도 피지 않는다. 꽃이 피지 않았으니 당연히 열매도 없는 줄 알았다.

    잎새만 무성하다. 지레 포기하고 뭐가 잘못된 건지 고민을 했다. 

    거름이 부족한가? 물이 부족했나?

    텃밭에 무성한 풀을 뜯고 잠시 숨을 돌리던 중이다. 무심코 사과나무를 봤는데..

    잎새인지 동그란 무언가가 보인다. 잎인가? 자세히 가서 보니 사과 열매다.

    어째 이런 일이!!

    "우와~~ 사과가 달렸네. 세 개씩이나.. 꽃이 안 폈는데도 열매가 맺을 수가 있나?" 신통방통이다.

    사과나무 여섯 그루를 심었는데..  혹시나 하고 다른 나무도 살핀다.

    작년에 유일하게 꽃을 피웠던 사과나무에도 열매가 달렸다. 작은 사과 열매 다섯 개다.

    너무 신기하다.

     

    이 기쁜 소식(?)을 아들들에게 알렸다. 사과 사진을 덧붙여서..

                                       

     

    '사과꽃이 안 피어도 열매를 맺나요?'

    궁금한 건 못 참고 네이버에 물어본다.

    답은 이렇다. 이상기온으로 4월 개화기에 꽃이 얼어 죽어버리면서 아예 열매가 맺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해마다 이상기온으로 농가의 피해가 적지 않다는 소식이 안타깝다. 

    생업으로 농사를 짓는 농부의 마음은 오죽할까? 

     

    우리 사과나무만 꽃을 안 피운 것이 아니라니 그나마 위안이 된다.

    게다가 몇 알의 사과열매까지 보게 해 주니 더 반갑고 고맙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열매를 맺느라 애쓴 사과나무가 기특하다.

     

    ''사과가 달렸네. 열매 맺느라 애썼네. 울 아들들도 한 주 수고 많았어요.''

    아들들의 수고에도 칭찬과 격려를 보낸다.

    아무렇지 않은 평범한 일상일지라도 살아내느라 견뎌내느라 애쓴 노고에 대한 위로다.

    세상일에 당연한 것이 어디 있으랴? 모든 것은 원인과 결과가 있는 법.

    결과가 만들어지기까지 숨은 수고와 노력이 있다. 

    모든 일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감사할 일이 없다.

    작은 일과 노고도 잊지 않고 감사하면 감사할 일이 더 많이 생긴다. 

    웃을수록 웃을 일이 많아지는 것처럼.

     

    '사과야. 수고했다. 한 알의 열매를 맺느라 얼마나 애썼니?

    올 가을에는 첫 사과의 맛을 볼 수 있으려나? 벌써부터 군침이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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