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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좋은 부부 되기 연습(3)
    카테고리 없음 2023. 6. 1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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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린 로또야. 진짜 안 맞아.. "

    "맞아 맞아. 진짜 로또야. 안 맞아.."

    죽어도 안 맞는 것이 골프와 로또라는 우스개 소리처럼 부부사이도 그렇다.

     

    사이좋은 부부 되는 방법은

    상대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주말에 남편이 있는 지방에 내려갔다. 몇 주를 연속해서 올라왔으니 이번 주는 내려오라는 엄명(?)이다.

    텃밭관리도 혼자 하니 힘들고.. 할 일도 많으니 오라는 것이다.

    한 달 만에 내려가 보니 청소할 것이 태산이다.

    나름 마누라가 간다고 하니 내무사열(?)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  내 마음에 1도 차지 않는다.

    도착하자마자 청소 시작이다.

    이래서 홀아비 삼 년에 이(蝨)가 서말, 과부 삼 년에 은(銀)이 서말이라는 속담이 있는 거구나 싶다.

    엄마가 그랬다. 자신보다 아버지가 하루라도 더 일찍 죽는 것이 낫다고. 

    혼자 남은 늙은 영감 누가 챙겨주겠냐고? 늙은 영감은 자식도 반기지 않는다고 했다. 

    남편이 들으면 서운하겠지만 엄마와 같은 생각을 했다. 아주 잠깐동안.

     

    쓸데없는 빈 박스를 정리하고 냉동실에 미라가 되어 있는 가공식품도 버렸다. 

    유통기한이 두세 달은 족히 지났다. 버리는 것을 싫어하는 남편이 없을 때 버려야 한다.

    남편은 못 버리게 할 것이고 우겨봐야 싸움만 될 뿐이다.

    이번 기회에 이것저것 버리고 나니 집도 넓어 보이고 깔끔하다.

    퇴근 한 남편에게 자랑삼아 냉동실에 유통기한 지난 식품 버렸다고 찾지 말라고 이실직고를 했다.

    혹시라도 나중에 찾을까 봐 미리 얘기를 한 것이다.

    잘했다고 칭찬을 기대했는데 웬걸 남편이 펄쩍 뛴다. "유통기한이 어딨냐고? 그건 제조일자라고. 먹으려고 아껴 둔 것인데 왜 버렸냐?"라고 버럭 한다.

    난 분명 몇 월 며칠까지가 유통기한이라고 했다.

    좋던 분위기가 갑자기 싸해졌다. 

    나는 집이든 물건이든 정리정돈이 되어 있어야 하고, 남편은 이것저것 모아두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늘 정리 정돈해라. 좀 버려라. 치워라 잔소리를 하지만 고칠 수가 없다. 아니 고쳐지지 않는다.

     

    내년에 결혼생활 30년인데도 아직 남편과는 생각과 행동방식이 많이 다르다. 

    교육관, 경제관, 가치관이 다른 것은 어쩔 수 없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넘어갈 건 넘어가는 것이 최상이다.

    수많은 다툼과 갈등과 스트레스 끝에 얻은 결론이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해하고 넘어갈 건 넘어가 주는 것이다.

    사이좋은 부부가 될 수 있는 방법이다. 

     

    주변에도 늘 같은 문제로 신경전을 벌이는 부부가 많다.

    몸을 자주 씻지 않는다고 불만이다. 물이 아까워서 그러는 건지 씻기를 싫어하는 어른도 있다.

    나이 들수록 냄새가 나는데 씻지를 않으니 상대는 미칠(?) 노릇이다. 매번 씻으라는 잔소리로 핏대를 올린다.

    운동을 하지 않는다고 잔소리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했으면 하는 그 바람을 듣어주지를 않는다.

    아내는 수 년째 불만이다.

    "자기 건강을 위해서 운동하라는 거지, 나 좋자고 운동하라는 건가? 왜 그렇게 운동을 안 하냐고?"

    상대의 지적질이 반복되다 보니 이젠 일상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열을 높인다. 

    자식들이나 그 얘기를 매번 반복해서 듣어야 하는 사람들도 이젠 지겹다.

    "이제 좀 포기해라. 안 하는 운동 억지로 하라고 한들 싸움만 되는데.. 왜 똑같은 일로 다툼을 하냐고. 

      필요하면 자기가 알아서 운동하겠지. 그만 좀 해라." 

    설득해 봐야 소용이 없다. 상대를 내 식대로 바꾸고 싶은 욕심과 아집이다. 

    듣는 상대는 더 싫고 늘 하는 잔소리로만 치부한다. 그래서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냥 인정해 주자. 

    좋은 소리도 여러 번 하면 듣기 싫은 법인데... 싫은 소리를 여러 번 하면 상대는 얼마나 더 싫을까?

    스스로가 깨닫고 안 좋은 습관을 고치기를 기다리자. 

     

    자식도 마찬가지다.

    나와 남편의 유전자를 물려주고 배속에서 열 달을 키웠지만.. 내 맘대로 할 수 없다. 그 또한 욕심이다.

    부모와 자식은 가치관과 생활 습관이 다르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부모의 말이 먹혔다(?). 힘의 논리로 밀어붙였으니 가능했다.

    그러나 사춘기를 지나 성인이 되면 부모의 말과 힘(지시)이 통하지 않는다.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도 부모는 자식이 내 맘대로 안된다고 속을 끓이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지려고 노력 중이다. 

    소위 MZ세대라고 하는 자식들을 이해하려(이해해 보려고) 한다.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고민을 하는지 

    들어보려고 애쓴다. 책도 보고 공부도 하면서 관심사를 두고 말을 걸어본다. 

    물론 성인이 된 자식들이 부모에게 100프로 마음을 열지는 않는다. 

    그래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인정해 보려는 마음공부와 실천을 하고 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건강에 좋다. 수면부족이 건강에 안 좋으니 너무 늦지 않게 자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큰 아들의 습관을 고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가끔 얘기를 하지만

    잘 고쳐지지 않는다.

    그래서 인정했다. 아이는 올빼미형이다. 

    밤에 공부를 하고 친구도 만나고 들어온다.

    어떨 때는 속도 터지고 한바탕 잔소리를 늘어놓고 싶지만.. 참는다. 

    왜냐면 그런다고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정하기로 했다. 아이의 생체리듬이 그런 것으로.

     

    수십 년 함께 사는 부부라고 해서, 내가 낳은 자식이라고 해서 100프로 내 마음에 들 수 없다.

    또 내 마음대로 할 수도 없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상대가 틀린 것은 아니다. 다른 것뿐이다.

    틀린 것이라고 지적하기 전에 다름을 이해하고 함께 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맞다.

    나와 다른 상대를 인정하는 것에서 사이좋은 관계는 시작된다. 그것이 서로에게 좋은 일이다.

    사이좋은 관계의 시작은 상대를 인정하는 것부터 연습하자. 부부사이도, 부모 자식사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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