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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해보고 싶다.카테고리 없음 2023. 6. 13. 15:51728x90
큰 아들이 3박 4일 일정으로 여행을 떠났다. 여수 밤바다를 보러.. 혼자 여행을.
나도 해보고 싶다.
혼자 여행 떠나는 아들이 부럽다. 그 젊음과 용기가 내겐 없다. 지금은.
아들은 회계사 공부 중이다. 혼자 공부하는 것이 쉽지 않아 기숙학원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전에 머리도 식히고 시간을 갖고 싶은 것 같다.
"검정고시부터 재수, 입대, 졸업까지 수고 많았어. 여수 가서 구경도 많이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머리도 식히고 와..."
고2 때 자퇴 후 검정고시를 보고 재수까지 해서 대학에 입학을 했다.
휴학을 두 번했고 군에 입대 후에는 레바논에 파병까지 갔다 왔다. (파병이 스펙에 도움이 된다면서..)
전역 후 복학해서 이제 졸업이다. 입학해서 졸업까지 8년이 넘게 걸렸다.
그런데도 자격증 공부가 남아있고 취업까지 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듯하다.
공부하는 그 모습이 안쓰럽고 지겨운(?) 공부에서 빨리 해방되면 좋겠다.
"엄마는 지금이 제일 좋은 것 같아. 예전에는 시험 때면 성적 때문에 스트레스도 받았는데
오십 넘어서는 내가 선택해서 하고 싶은 공부 하니까 스트레스도 없고 재미있네.
아들도 공부 빨리 끝내고 취미도 즐기고 하고 싶은 공부 하면서 여유롭게 살면 좋겠어. 엄마 바람이야"
시험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할까? 진로(취업)와 관련되는 공부이니 더 초조하고 힘들 것이다.
세상에 공부가 좋아서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필요에 의해서. 해야 하니까 하는 공부는 더 힘들다.
"나도 혼자 여행 가고 싶어.. 여수 가고 싶다. 혼자 여행 갈 수 있을까?"
"여자 혼자 무슨 여행을? 아줌마는 식당일 시키려고 데리고 가요.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데."
(남편은 안된다고 한다. 이래 봐도 내가 여군 대위 출신인데... ㅠㅠ)
남편은 반대지만, 여기서 꽁지를 내리면 안 된다. 그래서는 평생 혼자서는 여행도 못 가는 바보(?)로
끝날 수가 있다.
너튜브에 '중년여성 혼자 여행'을 검색해 본다.
생각 외로 혼자 여행하는 사람이 많다. 4~50대 여성도 있다.
여자 나이 50 정도가 되면 아이들도 성장해서 더 이상 엄마의 손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여유도 생기고.. 시간적 여유도 있다. 용기 내어 도전하면 된다.
그 용기를 내기가 쉽지 않을 뿐이다.
이 나이에 혼자 여행? 평생 한 번의 경험도 없으니 솔직히 자신이 없다. 두렵기도 하다.
여행은 늘 남편과 함께했다. 가족여행이나 일 년에 한두 번 동창들과 가는 여행을 빼고는.
남편이 운전하고 가자고 하는 곳을 따라다녔다. 해외여행도 마찬가지.
일정. 장소 모든 것을 남편이 주도했다. 홈쇼핑 여행상품을 보고 여기 가자 하면.. 가면 된다.
신경 쓸 것이 없다. 여행용품과 여권만 챙기면 끝이다.
그러다 보니 만성이 된 것 같다. 혼자 할 줄 아는 것이 없다. 환전도 해 본 적이 없다.
처음여행 때, 남편이 공항에서 도시락을 사야 한다길래 무슨 말인가 했다. 먹는 도시락을 얘기하는 줄 알았다.
와이파이 도시락 얘기였는데.. 창피해서 죽는 줄. ㅋㅋ
혼자 해외로 배낭여행 다니는 여성도 있는데.. 솔직히 그것까지는 엄두가 안 난다.
일단 가볍게 국내 여행부터 도전해 봐야겠다.
"아들 보니 엄마도 혼자여행에 도전해 볼 생각이 드네. 구경 잘하고 맛난 음식도 먹어보고. 힐링하고 와."
아들이 여행 갔다 오면 정보를 좀 얻어야겠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잔다고 하니.. 장단점도 물어보고.
버킷리스트 항목이 추가되었다. 2023년 나 혼자 여행 도전
올 가을엔 꼭 나 혼자 여행 도전이다.
해보고 싶은 것 한 가지가 더 있다.
카페에 앉아서 책 보고 글 쓰는 것이다. 가끔 쿠폰이 있어 스타벅스에 들르면 노트북 펴놓고 책 보거나
공부(?)하는 청년들을 보게 된다. 나도 한 번 해보고 싶었다.
커피 한잔 시켜놓고 장시간 있는다는 게 양심에 꺼려져서 시도를 해보지 못했다.
카페 대신 도서관을 선택했다.
집 근처 도서관이 리모델링을 해서 책도 많고 좌석이 있어서 공부하는 또래 중년이나 청년들도 많다.
오늘 용기를 냈다.
노트북을 챙겨서 도서관 한편에 자리를 잡았다.
글을 쓰고 있는 곳이 도서관이다. 도서관 책을 보니 배도 부르고 언젠가(?) 내가 쓴 책도 도서관 한 편에
자리 잡기를 소망해 본다.
노트북을 켜고 글을 쓰고 있으니 왠지 근사해 보이고 뿌듯함이 느껴진다.
집에서 혼자 글을 쓰려면 잘 써지지도 않고.. 집중도 안되는데 색다른 느낌이다.
나도 해보고 싶다.
아직 못한 것들이 많다.
50 중반의 나이지만 두려움은 없다. 이제 겨우 50 중반이고 앞으로 살아갈 날도 많이 남았다.
백세 시대라는데 이제 겨우 절반을 살았을 뿐이다.
해 보지 않고 포기하지는 않겠다. 두렵다고, 이 나이에 무슨 이라며 미리 포기하지는 말자.
중년이라 더 여유롭고 도전이 더 신선하고 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
앞으로 버킷리스트 추가 항목이 더 많아질 것 같다.
난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니까.. 두려움 없이 고고씽!
'바라본다는 것은 바라며 본다는 것. 사람은 그가 바라보는 대로 되어간다.'
어디선가 본 글귀다.
인생 후반전도 내가 바라보는 대로 그려보자. 후회 남기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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