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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며 자란다.카테고리 없음 2023. 5. 30. 17:23728x90
“씨도둑질은 못한다더니. 어째 그런 것까지 지 아비를 닮았노?”
술을 좋아하는 아버지를 닮아 몹시도 술을 좋아하는 두 아들을 향한 엄마의 푸념이다.
아버지의 술 먹는 모습을 극도로(?) 싫어하던 세 딸은 술 안 먹는(조금만 먹는) 남자와 결혼을 했다.
그러나 술은 절대 안 먹기를 바랐던 두 아들은 여전히 술을 좋아하니 속상해하시는 것인데
팔순 넘은 노모의 한숨과 하소연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누구 집 아들은 지 아비가 술 좋아하는 모습이 싫어서 술은 입에도 안 댄다는데... 우리 자식들은 그렇게
강단(어떤 일을 야무지게 결정하고 처리하는 힘)이 없나? 술을 딱 끊었어야지..."
“자꾸 아빠를 닮아 가는 것 같아. 잔소리 많이 하는 것이.. ”
둘째 아들의 넋두리다.
“아빠 아들이니까 아빠를 닮은 거지? 잔소리 좀 줄여. 잔소리 많은 남자 별로야.”
옆에 있던 남편 하는 말이 가관이다.
직업 군인생활 20년 하다 보니 체크, 더블체크, 크로스체크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잔소리가 많다는 것이
변명이다. 직업병이라는 것인데 일정 부분은 인정하지만 절대적이진 않다.
사람의 습성이나 인성은 타고난 면도 있지만 환경적인 영향도 받고 어느 면에서는 노력으로도 변화시킬 수 있다.
어느 정도는.
나이 들수록 나에게서 부모님의 모습을 발견한다.
성격, 말투, 뒷모습, 걸음걸이까지! 아들과 남편은 내가 엄마를 닮아간다도 놀린다.
멀리서 보면 장모님인 줄 알겠다고!!
“부모님처럼 살지 않겠다” 는 자식들이 있다.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면에서 이런 다짐을 하곤 하는데
부정하고 싶지만 어느새 그 모습을 점점 닮아가는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술을 좋아하는 부모의 모습을 싫어했지만 술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있고
폭력적인 모습을 혐오하면서도 똑같이 그 모습을 닮곤 한다.
고된 시집살이를 당한(?) 며느리가 자신은 절대 그러지 않겠노라 다짐하지만 그런 모습을 보일 때가
있는 것처럼.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나는 자식은 없고 부모 자식은 천륜(天倫)으로 맺어진 인연이다.
남의 부모가 더 좋아 보이고, 남의 부모가 내 부모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부러워도 했다.
부모가 된 지금, 내 아이들이 어렸을 적 나의 마음과 같지 않을까 살짝 걱정도 된다.
엄청난 재력의 부모를 둔 친구를 부러워하지는 않을까? 그렇지 못한 부모를 원망하는 것은 아닐까?
부모로서 가끔 드는 생각이다.
하지만 많은 재산을 물려주는 것보다 올바른 심성과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이 더 큰 자산이라 믿는다.
자식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며 자란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 는 말이 있다.
말썽 피우는 자식 걱정으로 속을 썩는 부모는 자신의 모습을 먼저 살펴봤으면 한다.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문제 부모는 있어도 문제 자식은 없다' 문제 자식을 만드는 것은 문제 부모라는 말이다.
“엄마는 요즘 책 안 읽어? 왜 글 안 써?”
아이들이 어렸을 때 수시로 물었다. 엄마는 책 읽는 사람이고 글을 쓰는 사람인데
그것을 안 하면 왜 안 하느냐고 물었다. 어리다고 모르는 척, 안 보는 척했지만 아니었다.
책을 읽고 있으면 아이들도 옆에 와서 책을 읽었다. 책 읽어라 말할 필요도 없었다.
책 읽는 모습을 보고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것이다.
수 백 권의 장서를 책꽂이에 진열해 놓은 들 아이들에게 강제로 책을 읽게 할 방법은 없다.
그냥 부모가 책을 읽으면 된다.
좋은 습성은 아이들이 보고 자라게 해야 한다.
부모의 올바르지 못한 행동 습성도 아이들은 보고 자란다. 나쁜 행동 습성이 전해지기를 원한다면
그 행동을 계속하면 된다.
부모님은 표현을 전혀 하지 않는 전형적인 경상도분이다.
자식들에게 애틋한 사랑 표현도, 칭찬도 하지 않으셨다. 돈 드는 것도 아닌데 왜 그리 인색하셨는지
이해가 안 될 때도 많았다. 그 속에서 자란 5남매 역시 표현에 서툴고 어색해한다.
마음속으로만 생각하고 표현을 하지 않는다. 그러니 상대방은 속이 답답하고 서운하고 오해를 할 수밖에~
참으로 내 복(福)인 것은 표현을 잘하는 남편을 만난 것이다.
사랑한다. 고맙다. 수고한다는 말을 넘치게(?) 한다.
그 모습을 작은 아들이 꼭 빼닮았다. 자상하고 표현을 잘한다.
(나를 닮은 큰 아들은 속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는다. 그래서 가끔 서운할 때가 있다. 나를 닮은 것이니 누구 탓을 할 수도
없다.)
더 많이 칭찬하고 사랑 표현을 하려고 한다. 문자를 보낼 때라도..
쑥스럽거나 바쁠 때는 하트 이모티콘이라도 아낌없이 팡팡 뿌린다.
내 아이들이 사랑 표현도 칭찬도 잘하는 따뜻한 부모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자식은 나의 거울임을!!
나의 거울을 반짝반짝 빛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부모로서 할 일이 무엇이고! 무엇을 물려줘야 하는지!
명심할 일이다.
자식의 잘못된 습관이나 행동은 나의 모습일지 모르니 조심하고 살펴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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