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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원한 내 편
    카테고리 없음 2023. 5. 8.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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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편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남의 편이었다. '남편'

    남편에게 서운함이 있었나? 어차피 남편은 남일뿐인가?

    지인이 '남의 편'이라고 남편 전화번호를 저장해 둔 것을 보니 웃기고도 슬프다.

     

    영원한 내 편은 누구일까? 이 세상에서 영원한 내 편은 부모님이다. 

    이유도 조건도 없이 무한의 내리사랑을 주시는 영원한 지원자.

     

    배윤슬작가의 '청년 도배사 이야기' 책에 있는 글귀다.

    '가장 큰 지지는 누군가의 삶을 있는 그대로 봐주는 것.

     타인의 결정에 대해 쉽게 평가 내리지 않는 사람들과 응원해 주는 작은 한 마디 한 마디가 

     누군가의 삶에는 지지가 될 수 있다.

     

    작가의 이력이 특이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했으나 짧게 몇 년 근무를 하고 퇴사를 했다.

    그 후 선택한 직업이 '도배사' 청년 도배사로 일하며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야무진 청년이다.

    가끔 그녀가 기고한 글을 읽으면 반갑다. 젊은 경험과 생각을 읽을 수 있어서 좋다.

    '청년 도배사 이야기'는 제목이 특이해서 읽게 되었는데

    야리야리한 아가씨가 도배일을 한다는 사실이 솔깃하고 흥미로웠다.

    어엿한 대학을 졸업한 딸이 도배사 일을 한다고 했을 때 그녀의 부모님은 딸의 선택을 지지하고 

    부끄러워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인들에게도 딸의 직업을 당당히 밝혔다고 하는데

    그 부모님이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보통의 부모라면 밝히기를 꺼려했을지 모를 일이다.

    내가 그 입장이라면 솔직히 숨겼을 것 같다.

    도배사 직업을 폄훼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교까지 나온  딸이 멀쩡히 다니던 괜찮은 직장을 그만두고

    도배사를 한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 부모가 그리 많지 않다는 의미다. 

    부모님의 그런 태도가 딸에게 지지가 되고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갈 수 있는 힘이 되었을 것이다.

    30여 년 전 여군장교가 되겠다는 딸의 선택을 부모님은 지지하고 믿어주셨다.

    당시만 해도 여군이 흔한 직업도 아니고 

    "여자가 무슨 군대를 가냐?"며 특이하게(?) 생각하던 시절이다.

    딸을 신뢰하셨고 군복을 입은 딸의 모습을 자랑스러워하고 대견해하셨다.

    "우리 딸이지만 군복 입고 군화 신고 출근하는 모습이 얼마나 멋져 보였는지 모른다." 

    지금도 그때 일을 기억하시고 감격해하신다.

     

    나 역시 두 아들의 선택에 부모로서 지지와 응원을 했다. 

    내심 걱정도 하고 다른 선택을 하기를 바란 적도 있었지만.

    큰 아들이 고2 학기 초에 자퇴를 하겠다고 했다. 그래도 고등학교 졸업은 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해야 한다고) 만류도 했지만 아들의 생각은 확고했다.

    "지금처럼 해서는 대학교 못 갈 것 같아. 자퇴하고 검정고시 봐서 대학 갈게."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지만 아들이 그렇게 하겠다니 응원할 수밖에.

    다행히 아들은 검정고시를 보고, 가고 싶던 대학과 전공을 선택했다. 아들의 판단과 선택이 옳았다.

     

    둘째 아들은 사관학교를 갔다. '직업군인이던 엄마 아빠의 유전자를 물려받아서 군인이 되겠다'는 

    아들을 말리고 싶었다. 직업군인이 힘든 길임을 경험했기에 아들은 다른 길을 선택하기를 바랐지만

    결국 아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응원하게 되었다. 아들은 스스로 선택한 그 길을 잘 가고 있다.

    때로는 자신들의 선택에 후회와 아쉬움도 있겠지만, 선택도 책임도 모두 그들의 몫이다.

    부모는 자식들의 삶을 묵묵히 지켜보면서 따뜻한 격려 한 마디로 든든한 편이 되어 줄 뿐이다.

    영원한 내 편. 부모님! 

    내 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하고 힘이 된다.

    오래도록 남아주면 좋으련만 영원한 내 편과 함께 할 시간이 아주 많이 남지 않은 것이 아쉽고 서운하다.

    이제는 자식들의 영원한 편으로 그들의 삶에 지지를 보낼 시간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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